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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걷는 사람, 폴 살로펙

중년개발자
중년개발자

@loxo

11일 전

21

한국에도 그와 같은 길을 걷는 사람이 있다. 유튜브 좡발짱 채널의 대단함을 넘어 경이롭고 인간의 한계는 어디인지 한 번 더 놀란다.

그를 통해 알게 된 폴 살로펙을 소개해 봅니다.

천천히 걷는 사람, 폴 살로펙

폴 살로펙은 세상을 빨리 지나가는 대신, 천천히 걷기로 한 사람이다.

1962년 미국에서 태어난 그는 기자가 되어 세계 곳곳의 전쟁과 분쟁, 가난과 환경 문제를 취재했다. 두 차례 퓰리처상을 받으며 이미 성공한 기자였지만, 어느 순간 비행기를 타고 사건 현장에 도착해 짧게 취재하고 떠나는 방식에 한계를 느꼈다.

사람의 삶을 제대로 알려면 그 사람이 살아가는 길을 직접 걸어봐야 하지 않을까.

그 생각이 긴 여행의 출발점이 되었다.

2013년 1월, 그는 아프리카 에티오피아에서 배낭을 메고 걷기 시작했다. 프로젝트의 이름은 Out of Eden Walk. 인류가 약 6만 년 전 아프리카를 떠나 세계로 퍼져나간 길을 현대의 발걸음으로 따라가 보는 여행이었다.

그의 길은 단순한 세계일주와 달랐다.

에티오피아 → 중동 → 중앙아시아 → 중국 → 한국 → 일본 → 알래스카 → 북미 → 중앙아메리카 → 남미 → 티에라델푸에고

처음에는 약 7년이면 끝날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국경과 정치적 상황, 코로나19 등 여러 변수로 여행은 훨씬 길어졌다. 10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고, 여행 자체가 그의 삶이 되어갔다.

아프리카에서는 인류의 시작을 바라보았고, 중동에서는 전쟁과 난민의 삶을 만났다. 중앙아시아와 중국에서는 오래된 교역로와 문명의 흔적을 따라갔다. 한국과 일본에서는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만났다.

그리고 일본에서 배를 타고 북미로 건너가 알래스카에서 다시 남쪽을 향해 걸었다.

알래스카에서 캐나다와 미국, 멕시코를 지나 중앙아메리카와 남아메리카로 이어지는 길이다. 마지막에는 남미 최남단 티에라델푸에고를 향한다.

그가 이렇게 긴 길을 걷는 이유는 기록을 세우기 위해서가 아니다.

그는 사람을 만나기 위해 걷는다.

빠르게 자동차를 타고 지나가면 풍경 하나로 끝날 곳에서 멈춰 서고, 그곳에 사는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다. 농부를 만나면 농부의 삶을 듣고, 낯선 마을을 지나면 그곳의 역사와 사람들의 생각을 기록한다.

그에게 여행의 목적지는 도시의 이름이 아니라 그곳에서 만나는 사람이다.

폴 살로펙의 여행을 바라보면 이상하게도 인생과 닮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늘 빨리 가려고 한다. 더 많은 것을 보고, 더 빨리 성공하고, 더 멀리 가려고 한다.

하지만 그는 반대로 갔다.

속도를 늦추고, 걷고, 듣고, 바라보았다.

그렇게 수만 킬로미터를 걸으면서 오히려 더 많은 세상을 만났다.

그의 동기는 거창한 영웅심이 아니었다.

기자로서 세상을 취재하면서 생긴 하나의 질문,
“사람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그 질문 하나가 그를 10년이 넘는 길 위에 세워 놓았다.

그래서 폴 살로펙의 이야기가 오래 남는다.

그는 세계를 정복하기 위해 걷는 사람이 아니라,
세상 속에서 사람을 이해하기 위해 걷는 사람이다.

그리고 어쩌면 그의 여행에서 가장 중요한 목적지는 아직 도착하지 않은 남미의 끝이 아닐지도 모른다.

오늘 걷는 길에서 만나는 한 사람,
오늘 처음 듣는 한 사람의 이야기.

그것이 폴 살로펙이 오랫동안 걸어온 진짜 목적지인지도 모른다.

#폴 살로펙#Out of Eden Walk#도보 여행#탐사 저널리즘#인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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